이민형은 좋은 아빠인가 ²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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롱디가 이런 걸까. 이제 당분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애틋해졌다. "밥 잘 먹고 먹고 양치 꼭 하구." "웅." "자기 전에 꼭 통화하구." "알게써어." 제법 매일의 규칙이 생긴 마이쮸는 걱정이 없었다. 근데 걱정이 되는 건 단 한 사람.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눈길로 나를 한번, 마이쮸를 한번 바라보는 이민형이었다. "아빠 보고 싶어도 참아?" "못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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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민형은 아무래도 단단히 삐친 모양이었다. 근데 삐치던지 말든지. 스카우트 건으로 상의하고 싶은 게 있었던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다. 아마 말한다면 뭐든 각자가 하는 건데 알아서 선택하라고 말 할 것 같았다. 그 대답을 들으면 나조차도 이성을 잃고 화를 낼 것만 같아서 묻고 싶지 않아졌다. "늦는다 이거지?" 열한시를 넘긴 시각. 여전히 이민형에게선 연락이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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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와 대박이다 진챠..." 이민형은 전화를 끊으며 중얼거렸다. "왜?" 빨래를 개며 묻자 이민형은 눈을 빛내며 얼른 내 옆으로 엉덩이를 붙여 앉았다. "아니 혁당이네. Baby가 그랬었잖아. 저번인가? 아 깅까..." 두서없이 말을 하는 걸 보니 흥분한 모양이었다. 그치만 이때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물어서는 안 됐다. 이민형은 가만히 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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쌍둥이들이 먼저 한 말이 엄마나 아빠도 아니라는 건 꽤 큰 충격이었다. "따... 따...." 따라니. 옹알이를 하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마이쮸가 책을 넘기며 귀찮다는 듯 중얼거리는 거였다. "땀똔 애기가 자꾸 부르잖아..." 마이쮸의 말에도 어른들은 긴가민가한 얼굴이었다. 꿈둥이들의 말을 기가 막히게 알아들어 자칭 타칭 통역사인 마이쮸였지만 그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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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거 봐 민형아. 이 큰 캐리어에 애들 짐이 가득이고 내 짐은 겨우 속옷 하나야." 퇴원 기념으로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. 몸이 회복하는 동안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도 있고 병가가 다 끝나가서였기도 했다. 이민형은 그런 날 보고 경악하더니 옷장 구석에 있던 백을 들고나왔다. "Baby 짐도 따로 싸! 캐리어는 내가 들게." 듬직하게 말하는 것관 달리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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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aby가 혹시나 안 깨어난다면? 늘 긍정적인 사고회로만 하는 이민형이었지만 이번에는 자꾸만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었다. "저녁 먹었어?" "저녁이 뭐야. 아침부터 밥 생각 없대서 커피만 마시는 중." "헐. 원래 커피 안 드시잖아요." 이민형은 제 뒤에서 저를 두고 소곤거리는 말조차 들리지 않았다. 삶의 의욕을 놓아버린 것처럼 이민형은 그렇게 절망감에...

예상치못한 고백을 받아 당황했던 건지 이민형은 제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고 윽윽하는 소리를 냈다. 좋아서 날 뛰는 마음 반, 걱정인지 우려인지 모를 마음 반인 듯 보였다. 그렇게 격렬한 반응을 보인 이민형이라 대답도 당연히 시원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. "근데 나 쫌만 생각해봐도 돼?" 의외의 대답이었다. 생각해봐도 되냐니. 보통은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이겠지만...

결혼말고 연애부터

정재현은 그 말에 물끄러미 이민형을 바라보았다. "그냥 좀 아는 동생분. 댁은 뭔데 아까부터 끼어 있어요." 그러고보니 삼자대면은 처음인 건가. 묘한 신경전에 침을 꼴깍 삼켰다. 두 남자에게 각각 손과 손목을 내어준 채 나는 그저 관전하고 있을 뿐이었다. 미래를 아는 자의 여유였달까. 그렇지만 그 여유도 아주 잠깐이었다. "내가 그냥 좀 아는 동생이야?"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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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민형이 내게로 걸어온다. 맨날 보는 얼굴인데 오늘따라 왜 반갑지? 그것도 우리 집이 아니라 밖에서 만나다니. 퇴근 후에 만난다기엔 너무 밝은 대낮이었다. 내가 이 낮에 민형이를 밖에서? 아무렴 어때. 평소처럼 달려가 안기는데 내 등을 감싸며 보고싶었다고 오늘은 어땠느냐고 이것저것 물어오질 않았다. 어정쩡하게 안겨있는 이민형이 이상해 금방 몸을 떼어냈다. ...

잔뜩 삐쳐버린 이민형은 왜 짜증이 나냐는 내 물음에도 아 몰라 기양... 하더니 전화를 툭하고 끊어버렸다. 아무래도 연락 없이 두 남자를 집에 들여서였나. 그런데 뭐 어쩌겠어. 나는 그 두 남자를 남자로 생각하지도 않는 걸. 한 사람은 주니를 사랑하는 건 찐 삼촌 급인 짭 삼촌이고 한 사람은 사돈총각인데.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곤 깜빡 잠이 들었을 ...

"상어다 상어!" "주니야 뛰지 마 다쳐!" 약간의 벌어진 틈을 메우기 위해 틈을 내서라도 행복한 시간을 갖기로 약속했다. 남들 연애 때 다 해본다는 남산 타워도 가고 아쿠아리움도 가고 놀이동산도 갔다. 물론 아이들과 함께였다. 단 둘이 즐기는 것도 좋았겠지만 가족이 다 같이 움직이며 같은 걸 보고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진 우리, 가족. "...